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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16 12:34

어릴 적 가슴 설레며 보던 만화가 있었다. 꿈 많은 소녀 '주디'의 후원자로 보이지 않는 곳에서 그녀가 멋진 숙녀로 성장할 수 있게 도와준 '키다리 아저씨'. 그걸 보면서 내게도 키다리 아저씨가 "짠~ "하고 나타나 주지 않을까 상상해보고, 언젠가는 나도 내 도움이 필요한 누군가를 도와줘야지 다짐하곤 했는데, 눈 깜짝할 새 직장생활 8년 차에 접어들었다니. 그동안 바쁘다는 핑계로 그때의 다짐을 실천하지 못했지만, 이제는 키다리 아저씨, 아니 '키다리 이모'로 변신할 때다!

LG전자 MC연구소의 봉사동아리, '천사들의 사진'
잘할 수 있는 일로 다른 사람들을 돕고 싶었고, 그래서 생각한 것이 '사진'이었다. 가정 형편이 어려워 아기의 돌 사진을 찍을 수 없는 분들에게 돌 사진을 찍어 앨범을 만들어 주는 것. 마침 사진을 좋아해 2년 전 DSLR카메라를 사들였고, 연습하다 보니 실력도 많이 늘었다. 문제는 이를 진행할 돈이 없다는 것. 하지만, 실망하지 않고 월급 중 일부를 차곡차곡 모아나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했던가'. 회사에서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자원봉사 공모전'을 연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하고 싶은 봉사활동에 대해 기획서를 제출하면 회사에서 일정금액을 지원해 준다니 그야말로 내 꿈을 실현할 절호의 기회였다.

그런데 막상 기획서를 쓰려니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고, 사진을 찍어줄 대상 아기들을 선정하기조차 쉬운 일이 아니었다. 고민하다 '대한사회복지회'에 의논한 결과, 어린 나이에 미혼모, 미혼부가 되었지만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꿋꿋하게 아기들을 키우는 분들과 인연이 닿았다. 같은 부서의 선배 자원 봉사자인 박선현, 송민아 선임과 절친한 친구 2명, 그리고 한국관광공사 사진기자 출신이자 현 프리랜서로 활동 중인 전은선 작가로 팀을 구성했다. 전 작가는 촬영, 인터뷰, 책 집필 등으로 무척 바쁜 친구인데 조심스럽게 얘기를 꺼냈더니 "야~ 멋지다! 내가 갖춘 능력으로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다니, 정말 기쁜데?"하며 흔쾌히 부탁을 들어주었다. 정말 멋진 그녀가 아닐 수 없다. 


행복을 전해주는 사진사
이렇게 많은 분의 도움으로 우여곡절 끝에 4월부터 퇴근 후 회사 근처 스튜디오를 빌려 촬영이 시작됐다. 촬영한 아기들은 대부분 20살 내외 미혼모의 아기이며, 20살 미혼부의 아기도 있었다. 어린 나이에 집을 나와 생활하다 미혼모가 되어서 기초생활수급자 혹은 모자 세대로 등록되어 정부에서 받는 보조금으로 힘들게 생활하는 아기엄마도 있었다.

제일 먼저 촬영했던 희준이(가명)는 촬영 다음날이 100일인 신생아로, 대상자 8명 중 유일하게 돌 사진이 아닌 백일사진 촬영이었다. 첫 촬영인데다가 제대로 서지도 못하는 아기의 촬영이라 팀원들 모두 긴장하며 기다렸는데 막상 희준이가 등장하자 깜짝 놀라고 말았다. 까만 눈동자의 희준이가 천사처럼 예뻤던 것이다. 만지면 부서질까 너무나 조심스러웠던 희준이는 촬영 내내 짜증 한 번 없이 2시간 동안 잘 견뎌 주었다. 아직까지도 희준이의 모습이 눈에 아른거리면서 보고 싶고 얼마나 더 컸을지 궁금해 사진을 펼쳐보는 날이 많을 정도다. 촬영장에서 그런 희준이를 바라보는 아기엄마를 보니 얼마나 사랑하는지, 앞으로 얼마나 예쁘게 키울지 짐작이 가고도 남았다. 다만, 기초생활수급자로 선정되지 못하고 모자세대로 등록되어 많은 지원을 받지 못한다고 하니 그 점이 많이 안타까웠다.
 

작은 나눔, 큰 행복
지금까지 5명의 아기를 촬영하면서 팀원 모두 많은 것을 느낀 것 같다. 바쁜 생활 속에 잠깐 휴식을 내어 주위를 돌아보고, 함께 살아가는 이들에게 나누어 줄 수 있는 것이 없는지 찾아보는 것. 무엇보다도 내가 누군가에게 먼저 다가가 손을 내미는 용기를 갖는 것. 그동안 용기가 없어 실천하지 못했을 뿐 막상 시작하니 팀원 모두 진심으로 열심히 활동하고 있지 않은가. 누군가를 돕는 것 역시 인간이 갖는 본능이 아닐까 할 정도로 말이다. 

내 동생이라 하기에도 한참 어린 앳된 얼굴의 아기엄마들이지만, 아기들을 바라보며 행복해 하는 얼굴을 보니 그저 앨범이 잘 나와서 더욱더 큰 행복으로 되돌려 줄 수 있기만을 바란다. 그리고 하반기 때도 꼭 다시 참여해서 더 많은 지원을 통해 많은 아기엄마와 아기들에게 행복을 전해주는 사진을 찍고 싶다.

잠깐 소개  '임직원 자원봉사공모전'을 아시나요?
LG전자는 임직원들의 자발적인 봉사문화를 활성화하기 위해 매년 상, 하반기 2차례씩 '임직원 자원봉사공모전'을 실시해오고 있다. 임직원들이 원하는 봉사활동을 기획해 제출하면 총 50개 팀을 선정, 팀당 100만원의 자원봉사활동비를 지원하게 된다. 지원받은 금액은 기획한 봉사활동의 진행비로 사용하거나 복지시설에 기부할 수 있다. 

Writer

이현주 주임
은 MC연구소에서 북미향 휴대폰의 소프트웨어 개발을 담당하고 있으며, 인물사진 촬영 및 커피와 관련한 모든 것에 관심이 많다. 사진은 전은선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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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net List

  1. hj 2009/06/16 12:56 address / modify or delete / reply

    아이구 너무너무 귀엽네여.음..근데 너무너무 좋은일 하시네여.보통사람들 거의 대부분이 자신의 일들도 전부 벅찬데 아기들 얼굴들을 보니 너무너무 티없고 맑은듯 해여.
    한편으로 작은일이라도 주변에 도움을 못주는 제가 부끄럽기도 하네여.

    • 하루키드 2009/06/16 16:34 address / modify or delete

      <천사들의 사진>팀은 총 5명(3명의 임직원과 그 지인 2명)이 활동하고 있는데요. 팀원들 스스로가 즐거워서 할 수 있는 일로 남을 도울 수 있다는 사실에 매우 기뻐하는 분들이랍니다.

  2. bong 2009/06/16 13:23 address / modify or delete / reply

    정말 멋지십니다. 자신의 달란트를 가지고 남을 도울수 있다는 거 정말 감사한일인거 같네요. 아기들을 보니 저절로 웃움이 생기네요^^

    • 하루키드 2009/06/16 16:37 address / modify or delete

      네~ 하반기에는 더 많은 아기들 사진을 찍어주고 싶은 행복한 욕심을 부리고 있다는군요. ^ ^

  3. 도깨비 2009/06/16 13:27 address / modify or delete / reply

    에구^^애기들이 너무 예뻐요~ㅎ 정말 좋은일을 많이 하시네요^^바쁜 생활에 자기 자신도 살기가
    어려워 다른 사람들 도와주지 못하고 사는 사람들도 많은데..저또한 그러하지만..
    죄책감도 들고...주위사람들 도와주며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자원봉사활동비로 복지시설에 기부도 하시고 오늘 아름다운 이야기를 많이 듣고 가는것 같아요^-^*

    • 하루키드 2009/06/16 16:37 address / modify or delete

      LG전자의 '임직원 자원봉사공모전'은 2005년부터 시작되었고요. 올해 상반기에만도 총 64개팀이 신청해 활동하고 있답니다~~

  4. 한량이 2009/06/16 14:19 address / modify or delete / reply

    예전에는 기업들의 생색내기 봉사활동에 대해 별로 좋지 않은 인식을 하고 있는데..

    이런 회사내의 작은 봉사단으로 인하여 미혼모, 미혼부에게 행복을 전달해 줄 수 있다는 것이 기업을 새롭게 보게 되네요.^^

    • 하루키드 2009/06/16 16:38 address / modify or delete

      사내에 봉사활동을 봉사가 아닌 스스로의 기쁨으로 생각해 활동하는 직원들이 많습니다.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봉사단 일을 꾸려감으로써 행복을 얻는 임직원들을 대할 때마다 저희도 신이 난답니다.

  5. 따스아리 2009/06/16 14:26 address / modify or delete / reply

    좋은일 하시네요~ ^^ 아기 사진들이 너무 귀엽습니다~ 나중에 봉사팀을 저희 기자단이 한번 취재할 수 있도록 해주세요 ^^ 잘 보고 갑니다 ^^

    • 하루키드 2009/06/16 16:39 address / modify or delete

      네. <천사들의 사진>팀 외에도 올 상반기에만 총 64개팀의 임직원 봉사동아리가 활동중인데요. 다음에는 또 다른 뜻깊은 활동을 하는 동아리팀을 소개해드릴게요. 그리고 연락주세요. 취재연결해드리겠습니다~~~ ^^

  6. 소금이 2009/06/16 21:02 address / modify or delete / reply

    아기가 정말 귀엽군요. 얼마전부터 사진 공부를 다시 하고 있지만, 정말 사진도 잘 찍고 이렇게 사진으로 봉사활동까지 하는 걸보면 정말 부럽습니다. ^^

    • 하루키드 2009/06/17 09:15 address / modify or delete

      사진 공부를 하고 계시다니 반갑습니다. 소금이님께서도 언젠가는 주위의 누군가를 위해 멋진 사진을 찍어주시리라 믿습니다.

  7. 2009/06/16 23:22 address / modify or delete /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엘진 2009/06/17 07:10 address / modify or delete

      우려하시는 부분은 충분히 이해합니다. 희준이의 경우 게재 허락을 얻었고 저희는 글을 보고 더 많은 분들이 봉사 활동에 참여했으면 하는 마음 뿐입니다. 댓글 읽어보시면 아시겠지만 모두 아이를 이뻐하고 있구요.

  8. Maxmedic 2009/06/17 09:54 address / modify or delete / reply

    참 좋은일 하시네요 :) 기업들의 CSR은 문턱이 너무 높아 단체나 기관이 아닌 진짜 필요로 하는 개인들은 접근하기가 어려워 고민이였는데 이렇게 직원들이 직접 계획을 세우고 개개인의 필요한 부분을 찾아서 해소해 주는게 좋아 보입니다^^

    • 하루키드 2009/06/17 10:35 address / modify or delete

      Maxmedic님 말씀처럼 기업차원에서 지원하는 것도 좋지만, 우리 주변 일상에서 작은 도움이라도 필요한 곳을 찾아내어 돕되 직원들 스스로 도울 수 있는 분위기를 형성하자는 게 취지였답니다. 다행히 직원들의 호응이 커서 5년간 이어져 오고 있어 저희도 흐뭇하지요~ ^ ^

  9. 제이유 2009/06/17 09:54 address / modify or delete / reply

    참 이쁜 아가야들이네요. ^ㅁ^ 보는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집니다. 우후후.

    • 하루키드 2009/06/17 10:36 address / modify or delete

      네~ 정말 예쁘지요? ^^ 그래서 봉사팀원들도 보고싶을 때마다 사진을 꺼내보곤 한답니다~

  10. CYON 2009/06/17 13:18 address / modify or delete / reply

    참 좋은 일 하시네요. 이렇게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회사 일을 하시는 여러분들이 정말로 부럽습니다. 바쁘시겠지만서도 짬짬히 틈을 내어서 봉사활동도 하시고...마음과는 달리 쉽지가 않을텐데 말입니다... 꾸준한 활동 기대합니다. ^ㄴㅇ

    • 하루키드 2009/06/18 09:12 address / modify or delete

      네~ 매년 신청하시는 임직원분들이 늘어나고 있는데요. 소소한 일상에서도 행복을 찾을 수 있는 아이템을 들고 오시는 분들이 많아 저희도 동아리팀 선정하기가 어려워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
      일회성이 아니라 꾸준하게 지속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11. 쭌's 2009/06/17 22:08 address / modify or delete / reply

    봉사활동이라는 단어가 행복담기라는 말로 바뀌어야 할 것 같아요!
    더 많은 행복을 담아오니까요~~~

    • 하루키드 2009/06/18 09:09 address / modify or delete

      와우~~ '행복담기'란 말 정말 예쁘네요~
      나중에 저희 임직원 자원봉사활동 명칭으로 사용해도 좋겠는걸요.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12. 커니 2009/06/19 22:15 address / modify or delete / reply

    와우! 저도 사진 많이 좋아하는데....
    예전에도 봉사활동을 하긴 했었지만 사진이라는 취미를 제데로 살리지는 못했었는데, 이런 방법도 있었군요. ^^

    • 하루키드 2009/06/22 11:42 address / modify or delete

      네, 조금만 생각을 달리하면 평소 갖고 계신 능력을 100% 활용해 다른 이들과 행복을 공유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커니님께서도 멋진 사진실력 발휘하셔서 주변의 누군가에게 행복을 전하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 ^

  13. links of london bracelets sale 2010/12/10 16:00 address / modify or delete / reply

    네, 조금만 생각을 달리하면 평소 갖고 계신 능력을 100% 활용해 다른 이들과 행복을 공유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커니님께서도 멋진 사진실력 발휘하셔서 주변의 누군가에게 행복을 전하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 ^

  14. The Krup Law Group 2011/04/15 01:41 address / modify or delete / reply

    드디어 가족들이 들어 가기 시작 합니다. 니콜 키드먼의 여동생 안토니아, 그녀의 딸, 니콜의 딸 이사벨라입니다. 이들이 신부 들러리를 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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