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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17 09:23

요즘 한국의 가요계는 아홉 명의 예쁘고 깜찍한 소녀그룹이 점령하고 있습니다. 걸 그룹의 지존은 역시 소녀시대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구가하고 있죠? 저는 개인적으로 소녀시대보다는 원더걸스를 더 좋아했습니다만, 올 초에 '지(Gee)'라는 노래가 나오면서부터는 소녀시대 쪽으로 마음이 기울고 있습니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의견임을 다시 한 번 강조하는 바입니다. ^^;) 그래서 이전에는 아홉 명의 멤버들이 각각 누가 누군지 구분도 못 하다가 최근에서야 한명 한명 얼굴을 알아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음악 프로그램에 출연한 소녀시대를 보고 있노라니 눈에 띄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클로즈업 샷으로 얼굴을 보여줄 때는 몰랐는데, 카메라를 풀 샷으로 전신을 비추는 걸 보니 세 명씩 각각 같은 컬러의 바지나 치마를 입고 있더군요. 예를 들어 태연과 윤아가 같은 색의 치마를 입고, 제시카와 유리가 또 같은 색의 바지를 입고하는 식으로 말이죠. 나중에 뮤직비디오를 보았는데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소녀시대' 하면 생각나는 컬러들 - 홈페이지 Gee 뮤직비디오 참조(girlsgeneration.iple.com)

아홉 명이 각기 다른 의상을 입었다면 화려하고 개성은 있어 보였겠지만 처음 보는 사람들에겐 '그저 여러 명'으로 인식되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세 명씩 그룹으로 묶어 주니 모두가 한눈에 잘 보이는 인상을 주게 된 것이죠. 기획사나 코디네이터가 이런 효과를 의도적으로 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저처럼 멤버를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확실한 인지 효과가 있는 것 같았습니다.

제가 LG전자에서 담당하는 UI(User Interface) 업무가 바로 이런 것입니다. 예를 들어, 기능이 다양한 것에 매료되어 새 TV를 샀다고 해 보지요. 그런데 복잡한 기능들이 리모컨에 모두 주르룩 나열되어 있다면 도저히 모두 다 외울 엄두가 나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소녀시대의 의상처럼 비슷한 기능끼리는 묶고, 또 여기에 보기 좋도록 그림이나 문자, 숫자 등을 표현해주면 훨씬 쉽게 사용법을 파악할 수 있겠죠? 
 

LG전자 TV의 UI 디자인 예시 화면

왼쪽 화면이 몇 년 전까지 LG전자에서 주로 사용했던 TV 메뉴이고, 오른쪽 화면이 작년부터 새로이 적용된 TV 메뉴입니다. 언뜻 보기에도 무언가 글자가 많고 여러 단으로 이루어진 왼쪽 메뉴보다는 큼직한 버튼이 심플하게 배열된 오른쪽이 훨씬 더 사용하기 편하게 보일 겁니다. 물론 이런 '한눈에 알 수 있는' 장점 외에도 여러분이 사용하시는 휴대전화, TV, 냉장고 등 여러 제품의 곳곳에 이러한 편리한 UI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리모컨의 크기나 모양, 버튼의 위치, 메뉴 순서 등에 저희가 고민한 결과들이 녹아들어 있습니다.

이런 작업들을 UI(User Interface), 혹은 조금 더 넓은 시각으로 볼 때 UX(User eXperience)라고 합니다. 제품과 사용자 사이를 이어주는 통역사의 역할이랄까요? 여러 매체에서 소개되고 있습니다만, 아직은 많은 분에게는 생소한 용어이겠지요? 

사실 부모님이 제가 하는 일이 뭐냐고 물어보셨을 때도 어떻게 하면 쉽게 이해하실지 고민이 됩니다. "TV나 휴대전화 같은 거 쉽고 편하게 만드는 일을 하는 거에요~"라고 간단히 말씀을 드렸습니다만 '편리함'을 넘어 '재미있고 새로운 경험'을 여러분께 선물해 드리고자 오늘도 이런저런 고민은 계속 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그 고민의 과정이나 그 결과에 대해 블로그를 통해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Writer

허우범 주임(u:)
디자인경영센터에서 제품을 편리하고 재미있게 만드는 사용자 경험(UX) 관련 업무와 사운드 디자인을 담당하고 있으며, 흥미롭고 매력적인 UI를 만들고 싶어한다. '가지고 놀고 싶은' 제품을 만들고 싶어하고, '노래 만들기'와 '음식 만들어 남 먹이기'를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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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그린데이의 생각

    Tracked from greendayslog's me2DAY 2009/03/17 09:46  삭제

    소녀시대 태연과 윤아는 왜 같은 치마를 입었을까?

  2. Subject: 큐브씨의 느낌

    Tracked from hsketch's me2DAY 2009/03/17 11:35  삭제

    소녀시대의 태연과 윤아는 왜 같은 치마를 입었을까: 이번에 오픈한 LG전자의 기업블로그는.. 정말 괜찮은 평가를 받을만한 것 같습니다. 친근하게, 적절한 주제를 적절한 방법으로 전달해주는 것 같아요.

  3. Subject: 소녀시대 태연과 윤아의 치마 색깔이 같다?

    Tracked from zentre님의 블로그 2009/03/24 15:14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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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net List

  1. 2009/03/17 10:13 address / modify or delete / reply

    웹기획 분야 일을 하고있어서 UI,UX,IA..는 저에게는 친근한 용어입니다.
    부모님께서 하는일이 뭐냐고 물으면 답하기 고민된다는 말씀에 200%동감ㅋㅋ

    요즘 UI의 바운더리가 넓어지면서 모바일, 키오스크 등 크로스 브라우징도 하구요.
    TV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는데 재미있네요. 앞으로의 기사가 기대할께요~ ^_^

    • u: 2009/03/18 13:34 address / modify or delete

      炫님, 반갑습니다. UI나 UX 분야가 그만큼 아직은 새롭고 나갈 길이 많다는 뜻이겠죠? 재미있게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2. 섹시고니 2009/03/17 14:47 address / modify or delete / reply

    1. 소녀시대 의상 컬러에 대해서 저도 유심히 본 적이 있습니다만, 의도성은 없는 것 같더군요.

    2. 세상이 너무 복잡해져서 부모님께 자식들 하는 일 설명하기가 너무 어려워진 것 같습니다. 저는 웹 관련 기획일을 하는데 인터넷 자체를 이해 못하시니 참 난감하더군요.

    덧1) RSS 전부공개로 좀 변경해 주시면 안될까요? 매번 블로그 접속해야 하는건 좀 불편하네요.
    덧2) LG전자 블로그 오픈 축하합니다.

    • LG전자 2009/03/17 20:44 address / modify or delete

      1.저는 아직도 멤버를 다 외우지 못합니다 ㅠㅠ
      2.백번 공감합니다. 특히 저희같은 IT/전자업계에 종사한다면 더욱 ㅎㅎ
      덧1)RSS반공개로 해두었는데 초기라 방문자 유입목적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좀 더 고민해보겠습니다.
      덧2)섹시고니님, 와주셔서 감사해요 ^^

    • u: 2009/03/18 13:35 address / modify or delete

      섹시고니님, 저도 꼭 의도성이 있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만= _= 메뉴나 기능 그루핑 등 작업을 하다보니 직업병이랄까요; 그렇게 생각해주세요~

  3. 라일 2009/03/17 16:03 address / modify or delete / reply

    재미있는 소재를 발견하셨네요. 그런 걸 발견하고 뭔가 연결지어 생각할 수 있는 시각이 좋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소녀시대의 멤버들이 같은 색의 바지를 입는 것이 글의 주제에 설득력을 보태지는 못하는 것 같아요. 왜냐면 그 이유나 목적이 비슷한 기능끼리 묶는 사용자인터페이스 디자인과는 거리감이 있기 때문입니다. 자칫 난잡해보일 수 있는 수적으로 많은 멤버들에게 개성을 해치지 않으면서 공통성을 부여하는 것과, 기능적 공통성을 묶어서 찾기 쉽게 하는 건 방향이 달라 보이거든요. 하나는 공통성에서 출발해서 묶는 거고, 또 하나는 묶어서 공통성을 보이도록 하는 거니까요.

    그것보다는 원래부터 서로 다른 걸 복잡하지 않게 인지할 수 있도록 디자인하는 데 힌트가 될 것 같습니다.

    • u: 2009/03/18 13:37 address / modify or delete

      라일님 아주 날카로우십니다! (아아, 살짝 움찔했지요) 제가 후반부 이야기를 잘 풀어나갔어야 했는데 조금 부족한 면이 있었네요. 지적 감사합니다.

  4. 앤디 2009/03/17 16:07 address / modify or delete / reply

    그래서 저는 얼굴디자인이라고 하는데... ㅎㅎ 설명이 어렵긴 하죠?
    핸드폰 보여주면서 여기 나오는 거 무엇이 나와서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 구성하는 거라고도 하죠..

    • u: 2009/03/18 13:41 address / modify or delete

      얼굴디자인, 참신한 표현이네요!
      (제가 아는 앤디님이신가요?)

  5. 쥬디 2009/03/17 16:39 address / modify or delete / reply

    같은색 쫄티와 스키니진을 입고 있는 것은 어떤 인지 효과가 있는 걸까요...?

    • LG전자 2009/03/17 20:42 address / modify or delete

      소녀시대가 초반에는 같은 색을 입고 나오다가 후반부로 갈수로 그루핑을 지어서 인지가 잘되도록 한 것 같더군요. 의도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

    • u: 2009/03/18 13:39 address / modify or delete

      음... 그건 '예뻐보이는 효과'가 아닐까요?;

  6. 써니지나 2009/03/17 22:22 address / modify or delete / reply

    ★역시 이쪽분야는 잘 몰라서 뭐든 어렵게 느껴지는데..
    오..소녀시대 의상과 접목시킨 설명!! 귀에 쏙 들어오네요 ^^ 으하하
    그리고.. 하우범 주임님... 맛있는거 만들어서 먹이기 좋아하신다니, 급 호감입니다 +▽+ ㅋㅋ

    • u: 2009/03/18 13:42 address / modify or delete

      써니지나님, 제 이름은 '허'우범입니다;;
      맛있는 거는 대접해드리기 어렵겠지만, 노래 만든 것은 제 블로그로 오셔서 즐기실 수 있습지요.

  7. 라디오키즈 2009/03/18 16:00 address / modify or delete / reply

    은근 SM다운 전략이 깔려 있었던 것인지도...ㅎㅎ

    • LG전자 2009/03/19 00:01 address / modify or delete

      사실은 별 생각없이 그랬을지도 ㅎㅎ
      우리가 모르는 음모론이라도 깔려있는걸까요? ㅋㅋ

    • u: 2009/03/20 19:27 address / modify or delete

      소녀시대라면 전략이든 뭐든 좋다는거죠*- _-*

  8. ZOOTY 2009/03/18 19:24 address / modify or delete / reply

    UX 관련 디자인 회사에서 근무하고 있기에 ... 쓰신 글의 내용이 완벽히 공감이 가네요...
    다른거 다 떠나서 이 분야 모르는 사람에게 설명하기란 참 ... 어려운 부분이 크죠 ...
    저희 부모님은 그래서 제가 무슨 일 하는지 잘 모르신다는 ... ^^

    • u: 2009/03/20 19:13 address / modify or delete

      많은 분들이 공감을 해 주시네요!
      ZOOTY님도 동종 업체(?)에서 일하신다니 반갑습니다~

  9. 위닝 2009/03/18 19:56 address / modify or delete / reply

    전문적인 냄새가 폴폴 풍기는 그루핑이라는 개념을 소녀시대의 예를 들어 설명하니,
    확 와닿는 것 같습니다. 부모님 이야기 역시 항상 공감하고 있는 내용입니다. (전 몇년에 걸친 노력 덕분에 가끔 부모님께서 이러이러한것 고쳐야한다고 먼저 전화주시기도 합니다. 동네분들이 불평한것까지 기억하셨다가 전화로 말씀해주시는..쿨럭..)
    우범님의 맛깔스런 글솜씨로 보건데, 앞으로 엘지전자 UX 역시 재미있고 신선할 것 같아 기대가 큽니다.

    • u: 2009/03/20 19:29 address / modify or delete

      위닝님 부모님은 상당히 적극적이시군요!
      저희 부모님은 안좋으면 그냥 안쓰신다네요;

  10. 깐도리 2009/03/19 10:05 address / modify or delete / reply

    허주임님~ 멋진 글 잘 봤습니다. 좀 아쉬운 점이 있다면...저는 써니 팬이라서...ㅋㅋ

    • u: 2009/03/20 19:29 address / modify or delete

      저는 모든 멤버를 사랑하는 넓은 마음을 가지고 있답니다...

  11. 트렌드온 2009/03/22 15:25 address / modify or delete / reply

    UX.... 광범위한 주제...... ^^

    어려운 거 하시네요. ^^

    • 엘진 2009/03/24 00:25 address / modify or delete

      휴대폰, 웹, 키오스크에도 모두 사용자 경험을 고려한 UI가 존재하니까요~
      광범위하지만 우리는 인식하지 못하고 쓰게되는 것 같습니다. 그게 UX. UI 디자이너가 바라는 가장 이상적인 디자인의 방향성 아닐까요? '자연스럽게~'

  12. 지민아빠 2009/03/24 11:18 address / modify or delete / reply

    그거야 태연, 윤아가 인기가 많으니까요. ㅎㅎㅎㅎㅎㅎ

  13. cyon 2009/04/14 09:41 address / modify or delete / reply

    이런...허 주임님께서 올린 글에 댓글을 달아 놓지 않았다니!...ㅡㅡ; 아 정말로 죄송합니다..ㅋㅋ
    음...우리 허주임께서는 아주 중요한 일을 하고 계시네요. 얼핏 보면 크게 중요성을 못 느낄 것 같지만, 제품의 질을 높이는 데 있어서 큰 부분을 차지 하는 것 같습니다. 그림에도 나와 있지만 예전의 텍스트와 그래픽을 비유할 수 있을까요? ^^ 작은 부분이지만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기기를 사용하는 즐거움과 만족감+행복감을 주는 거 같습니다. 앞으로도 더욱 좋은 제품을 기대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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